올리브 오일로 닭을 튀겼다는 사실 하나에 모두가 주목하던 때도 있었어요. 그만큼 올리브 오일은 좋은 기름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죠. 어느덧 올리브 오일은 조리용 기름을 넘어 맛과 향을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개성이 극명한 올리브 오일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죠. 그래서 이번 에피큐어는 올리브 오일 품질의 척도인 산도 0.8% 이하, 올리브의 풍미를 가장 잘 보존한 ‘엑스트라 버진’ 등급 제품에 집중합니다. 올리브 오일에 대한 각종 정보와 한 끗이 다른 페어링 팁을 담아, 알찬 올리브 생활로 이어질 한 장의 여정을 꾸렸어요. 그 어떤 올리브 오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특색을 잃기에, 모든 내용의 기준은 신선한 올리브 오일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고 전해요. 에피큐어를 준비하는 하루하루가 올리브 오일로 가득했어요. 늘 어제와 닮았던 오늘이 한층 생기로워진 것만 같았죠. 구독자 님에게도 이 레터가 기분 좋은 곁들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익숙한 요리에 낯선 설렘을 더하는 약간의 올리브 오일처럼요. LOVE FOOD, LOVE LIFE!
올리브 열매는 오일이 가진 맛과 향의 뿌리예요. 품종의 특성을 알면 올리브 오일을 이해하기 쉬워지죠. 올리브 오일로 가장 흔히 접하는 6개 올리브 품종의 맛과 향을 살폈어요.
풀 향이 가볍게 감도는 친근한 오일부터 쌉쌀한 맛과 매콤한 여운을 가진 다소 생소한 인상의 오일까지. 여러분의 올리브 오일 취향은 어느 단계에 와 있나요?
좋은 올리브 오일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매운맛은 왜 나는 건지 궁금하거나 냉장고에 넣을까 말까 고민한 적은 없었나요? 올리브 오일 전문가, 플레넘 김용태 대표로부터 해답을 들었습니다.
좋은 올리브 오일을 찾는 나침반
산도: 올리브 오일의 품질 코드 산도는 올리브 오일의 지방이 얼마나 파괴되었는지를 뜻해요. 낮을수록 좋죠. 보통의 엑스트라 버진 기준보다 더 낮은 산도 0.3% 이하의 제품은 더 프리미엄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뚜껑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향의 강도부터 다르다고 알아챌 정도거든요.
햇 올리브, 신선함을 위한 이정표 수확 초기에 딴 올리브로 만든 오일은 산도가 낮아 품질이 훌륭합니다. 해외에서는 ‘얼리 하베스트(Early Harvest)’라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햇 올리브’라고 부르죠. 연말부터 3월까지 가장 신선한 햇 올리브 오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기를 따지며 올리브 오일을 제철 음식처럼 즐겨보세요.
추출과 병입은 시간 싸움 올리브 오일 제조는 시간 단축이 생명이에요. 산소 노출을 최소화해야 품질을 지킬 수 있거든요. 핀카듀에르나스 오가닉 올리브 오일이 수확 1시간 이내에 오일 추출, 병입 완료를 내세우는 이유죠. 냉압착보다 냉추출을 선호하는 이유도 더 빠른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알수록 끌리는 올리브 오일의 맛
왜 매운맛이 느껴질까? 올리브 오일의 쌉쌀한 맛과 매콤한 맛은 항산화 성분이 원인입니다. 특히 ‘올레오칸탈’이라는 성분은 공기와 만나 목의 점막을 자극하는데 우리는 이걸 매콤하다고 받아들이죠. 고춧가루 가득한 찌개를 먹을 때 느끼는 칼칼함과 비슷해요.
맛의 해상도를 높이는 시음법 아침을 올리브 오일 한 스푼으로 여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이럴 땐 와인을 시음하는 것처럼 눈과 코로 먼저 음미하고 공기를 빨아들이듯 먹어보세요. 그냥 꿀꺽 삼킬 때 놓쳤던 맛과 향을 강렬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 상식 파괴
튀김도 괜찮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흔히 엑스트라 버진은 생식용으로 쓰고 조리에는 퓨어 등급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품종이나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의 발연점은 튀김 요리의 적정 온도인 170℃보다 높아 문제없어요. 단 대용량으로 쓰기엔 가성비가 아쉽지만요.
올리브 오일을 냉장 보관할 수 있다? 올리브 오일 속 불포화 지방산 ‘올레산’은 8~10℃에서 굳기 때문에 냉장 보관을 권하지 않아요. 하지만 올리브 오일 사용량이 적다면 소분 후 냉장고에 두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산패의 원인이 되는 빛과 열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미식의 즐거움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찾을 수 있어요. 올리브 오일 한 병쯤은 따기 무섭게 비워내는 미식가의 색다른 올리브 오일 페어링을 소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