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를 위한, 미식가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뉴스레터를 만들자.’ 시작은 거창했으나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니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미식가는 대체 누구일까. 흔히 미식가라 하면 파인다이닝 음식을 가까이 하는 사람, 유행하는 음식을 빠르게 찾아먹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쉽죠. 에피큐어팀이 생각하는 미식가는 식재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음식 취향을 지닌 사람,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연스럽게 레터의 미션도 취향 찾기를 도와드리는 것, 식재료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드리는 것이 되었습니다.
음식 취향을 찾아가는 그 첫 번째 여정은 치즈와 함께 합니다. 치즈를 네모 반듯한 슬라이스 치즈와 피자를 수북하게 덮은 가공 모짜렐라로 배운 탓에 내 입맛에 맞는 치즈를 찾을 생각을 못했을지도 몰라요.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치즈는 무엇인가요? 그 치즈가 어느 나라에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혹시 알고 있나요? 레터를 읽고나서 여러분의 인생 치즈 하나쯤은 꼭 찾길 바랄게요.
Love Food, Love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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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계기로 치즈를 접한 뒤, 치즈에 빠져들어 치즈공방 안단테 데이어리(Andante Dairy)를 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위치한 이곳 공방에서 직접 치즈를 만들고 유통합니다.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 그리고 미국 내 프리미엄 레스토랑에서 안단테 데이어리 치즈를 사용하고 있어요. 치즈를 사랑하는 만큼 정직하게 만드는 것. 세계가 인정하는 치즈를 탄생시킨 김소영 아티장의 신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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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치즈를 좋아하지만, 어떤 치즈를 고를지 몰라 헤맬 때가 있어요. 어떻게 내게 맞는 치즈를 고를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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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방법은 치즈를 잘 아는 치즈 전문가가 있는 좋은 숍에 가는 거예요. 그 숍에 가면 치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어떤 치즈가 좋은지 알맞게 추천을 해주거든요. 다만, 한국에는 아직 그런 숍이 많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치즈 감각을 기를 수밖에 없어요. 본인의 치즈 입맛을 찾아 이것 저것 다양한 치즈를 많이 접해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여러 치즈를 접해보면서 맛이 연한 걸 좋아하는지, 센 걸 좋아하는지 체크를 하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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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정표가 될 만한 기준점 몇 가지를 알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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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생산지별 특색과 주요 아티장을 알아두면 좋은 치즈를 고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사실 치즈를 고르는 건 와인을 고르는 것과 비슷해요. 포도가 자라는 지역의 기후, 지리, 재배방식은 와인의 향미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이걸 떼루아라고 부르죠. 그래서 생산지나 와이너리를 보고 와인을 고르고요.
치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의 환경은 원유를 공급하는 가축의 종류 그리고 가공 방식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그 지역 치즈의 특색이 되거든요. 그래서 지역별로 유명한 아티장의 치즈를 찾아 먹어보면 그 특색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치즈 맛에 대한 감각도 깨울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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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타입별로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즐겨보는 걸 추천합니다. 물소유로 만든 치즈는 아주 리치하고 동시에 목초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산양유 치즈의 경우 시큼한 특유의 향이 특징이죠. 우유로 만든 치즈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면 물소유, 산양유 치즈에 도전해보세요.
Q. 편견 때문에 제대로 된 치즈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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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렐라 치즈는 쭉 늘어나야 한다는 편견이 대표적이죠. 치즈를 미국식 피자로 처음 배우다 보니, 모짜렐라 치즈를 저렴한 가공 모짜렐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모짜렐라의 본토인 이탈리아에서는 개념이 완전히 다릅니다. 모짜렐라는 아주 약간 늘어나는 성질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길게 늘어나지 않죠. 길게 늘어나는 모짜렐라만을 찾게 되면 진짜 모짜렐라를 놓치게 될 수 밖에 없어요. 잘못된 인식에서 한 발짝만 떨어져도 제대로 된 치즈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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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접 한국에 소개한 콩테와 파르미지아노 치즈는 8개월, 12개월, 18개월 등 숙성기간이 다 다르더라고요. 숙성기간이 긴 치즈는 뭔가 특별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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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빈티지처럼, 치즈도 숙성기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선 좋은 품질의 치즈만이 오랜 숙성의 기간을 견딜 수 있기에 품질을 증명하는 요소로 볼 수 있어요. 콩테의 경우 18개월 이상 숙성할 수 있는 치즈는 전체의 10%도 안 되고, 24개월의 경우는 더 극소량에 불과하답니다. 또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개성과 풍미가 깊어져요. 그래서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연말처럼 특별한 날이 되면 숙성기간이 긴 치즈를 꺼내곤 하죠. 숙성기간별 치즈를 한 데 놓고 직접 맛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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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부라타 치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부라타 치즈, 모짜렐라 치즈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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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찬 상태로 바로 먹지 말고 따뜻한 물에 잠깐 담그거나 상온에 두어 온도를 낮추어 주세요. 그래야 치즈가 풀어지면서 고유의 크리미한 질감이 극대화 됩니다. 보통 부라타 치즈에 올리브오일만 곁들이는데 들기름을 곁들여보아도 좋아요. 프레시 치즈의 부드러운 질감과 은은한 들깨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Q. 치즈 플레이트를 꾸밀 때 치즈를 절약하면서도 멋지게 꾸밀 노하우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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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지 못할 치즈를 많이 사는 것보다 주변 재료를 곁들여보세요. 치즈와 함께 놓을 수 있는 꿀, 잼 등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기도 하고요. 이건 제가 좋아하는 방법인데요. 브리치즈를 반으로 가르고 크림치즈와 트러플 오일을 믹스해 넣은 뒤 크래커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처럼 먹는 거예요. 산도가 높은 시트러스류를 제외한 청포도, 무화과 등 과일도 치즈와 잘 어울려요. 단감은 특히나 블루치즈와 궁합이 좋으니 가을에 꼭 즐겨보세요.
Q. 치즈가 있는 자리에는 항상 와인이나 위스키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음료 페어링 방법은 없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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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단순히 알코올에 곁들이는 안주로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에요. 그대로 먹을 때 가장 좋은 완제품이자 훌륭한 음식이거든요. 다양한 재료와 치즈를 조합하듯, 다양한 음료와 함께 즐기며 취향을 찾아가면 됩니다. 커피를 마실 때 사토리 에스프레소 벨라비타노나 오래 숙성한 콩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곁들여 보세요. 브리치즈는 탄닌감이 있는 티와 매우 잘 어울리는데요, 녹차가 훌륭한 짝꿍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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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치즈 | 로카마두르 치즈 Rocamadour cheese
프랑스에서 우연히 맛본 뒤 치즈에 입문하게 된 운명적 치즈. 10~14일 숙성된 로카마두르의 벨벳처럼 녹아내리는 질감에 반했다.
추천 레스토랑 1 | 오네뜨 장 Honnetesgens
치즈에 대한 안목도 높지만 소믈리에의 뛰어난 와인 페어링 감각으로 치즈의 풍미를 증폭시키는 근사한 프렌치 레스토랑. 바게트와 함께 내는 아티장 치즈 메뉴를 단품으로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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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레스토랑 2 | 치즈플로 cheese flo
아티장 식품을 추구하는 조장현 셰프가 매일 정성스럽게 치즈를 만들어 선보이는 곳. 효창동에서 샤퀴테리 공방도 운영한다. 한남동 치즈플로 레스토랑에서 그가 만든 치즈와 샤퀴테리를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가격 : 치즈 디쉬 1.6만원~2.2만원, 아티장 치즈&살라미 1.2만원~5.9만원, 파스타 등 메인 메뉴 2.2만원~4.9만원
- 주소 :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4-2 (한남점)
- 인스타그램 : @cheeseflo
- 웹사이트 : cheesef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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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아티장과 미쉐린 2스타 임프레션을 이끌었던 서현민 셰프가 지난 11월 역삼동에 레스토랑 알렌과 와인바 컨티뉴엄를 열었습니다. 한 공간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와인바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요.
레스토랑 알렌은 국내 지정농장에서 수급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한국의 사계절을 담은 프렌치 스타일로 코스 요리를 선보입니다. 와인바 컨티뉴엄은 국내 대표 소믈리에, 이주용 소믈리에의 폭넓은 와인 리스트를 바탕으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와인을 추천해 드려요. 김소영 아티장이 구성한 치즈 플래터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주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31 센터필드 E205호
- 영업 시간 : 화~토 12:00~22:00, Break Time 15:00~18:00, 일·월 휴무 (변동 가능)
- 연락처 : 02-6985-7214
- 가격 : 레스토랑 알렌 런치 12만원, 디너 24만원 / 와인바 컨티뉴엄 치즈 플래터 3.2만원
- 레스토랑 알렌 인스타그램 : @restaurant_allen
- 와인바 컨티뉴엄 인스타그램 : @winebar_contin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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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즈 플래터 in 와인바 컨티뉴엄
18개월 숙성 콩테, 브리야 사바랭, 블루치즈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치즈로 구성한 와인 페어링 메뉴. 직접 만든 무화과 처트니와 채소 피클이 맛과 향, 색감을 더한다. 단감, 포도 등 치즈와 궁합이 좋은 제철 과일이 함께 제공된다. 가격 3.2만원
2. 치즈 수플레 in 레스토랑 알렌
베사멜 소스와 블루치즈를 섞은 필링을 두 번 구운 수플레에 채운 메뉴. 개성 강한 블루치즈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끔 고안했다. 치즈와 잘 어울리는 프리셰 샐러드, 제철 과일과 함께 플레이팅한다. 코스 요리 포함 메뉴로 시즌에 따라 변동 가능. 런치 코스 12만원, 디너 코스 2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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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크드 리코타 치즈
Baked Ricotta Cheese
에어프라이어로 30분이면 충분해요. 뜨거울 땐 담백한 빵이나 크래커 위에 발라 먹기 좋고, 식힌 후엔 키쉬처럼 탱글해져 샌드위치나 샐러드 필링도 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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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치즈 20g, 달걀 1개, 리코타 치즈 220g, 로즈마리 등 다진 허브 1/2큰술, 넛맥, 소금, 후추, 오일
RECIPE 1. 원하는 경성 치즈를 굵게 갈고, 달걀은 풀어서 준비합니다. Tip. 고다 치즈를 사용하면 노릇한 색감을 더할 수 있어요. 2. 볼에 리코타 치즈를 붓고 ①과 나머지 재료를 모두 섞습니다. 3. 내열 그릇 안쪽에 오일을 바른 뒤 ②의 반죽을 붓습니다. Tip. 취향에 따라 바삭하게 볶은 베이컨이나 양파, 잘게 썬 시금치를 더해도 좋아요. 4. 180℃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서 20~25분 정도 구워 완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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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퐁듀
Cheese Fondue
여러 사람들이 모였을 때 꺼내놓기 좋은 메뉴죠. 치즈가 굳으면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데워 따뜻하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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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2인분 기준)
경성 치즈 200g, 마늘 약간, 감자 2개, 빵 100g, 옥수수 또는 감자 전분 1/2큰술, 화이트 와인 1/2컵, 레몬즙 1/2작은술, 넛맥, 브로콜리 50g, 콜리플라워 50g, 사과 1/2개
RECIPE 1. 경성 치즈는 굵게 갈고, 마늘은 다져서 준비합니다. Tip. 그뤼에르-에멘탈, 콩테-고다, 체다-몬테레이 잭 치즈 조합을 추천해요. 2. 감자는 삶고, 빵은 바삭하게 구워 한 입 크기로 썹니다. 3. 볼에 ①의 치즈를 붓고 옥수수 또는 감자 전분을 섞습니다. 4. 중불로 가열한 냄비에 와인과 다진 마늘을 넣은 뒤 한소끔 끓여 알코올을 날립니다. 5. 냄비에 ③의 반죽을 붓고, 약불에서 골고루 저어가며 녹입니다. 6. 치즈가 완전히 녹으면 레몬즙을 넣고 좀 더 저어줍니다. Tip. 이때 브랜디 또는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더하면 풍미가 깊어져요. 7. 넛맥을 넣은 뒤 불을 끄고 덥혀둔 내열 그릇에 옮겨 담습니다. Tip. 넛맥이 없을 경우 생략해도 괜찮아요. 취향에 따라 트러플 오일을 둘러 보세요. 8.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를 조각내 1~2분 정도 데치고, 사과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썹니다. 9. 완성된 퐁듀를 삶은 감자, 데친 채소, 사과, 토스트한 빵과 함께 서빙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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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발표 : 1월 중 개별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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